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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기억을 하지 못하는 남자-해마의 기능

많은 사람들이 '차라리 이 순간을 기억 하지 못했으면...'합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일수록 더 기억에 남는 난감한 일이 있죠. 실제로 기억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기억을 한다'라는 것이 불가능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H. M.'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있었습니다.[각주:1] 이 남자는 간질환자였어요. 점점 심해지던 간질을 치료하기 위해 그는 수술을 합니다. 어떤 수술이냐면 말이죠...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에 있는 해마를 모두 제거하는 수술이였죠.
Hippocampus
Hippocampus(해마) image by BrainConnection
아마 '왜 중요하다는 해마를 없애는 무지막지한 수술을 하느냐?'라고 하실텐데... 이 때는 1953년이였고, 물론 이 시기에는 해마가 뭐하는 곳인지 알지 못했죠.

해마를 제거하는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H. M.'씨는 이전에 알고있었던 친구들이나 지식들은 모두 잘 기억햇죠. 그런데 새로운 것들을 기억하지 못했어요.
그의 담당 간호사가 그를 본 첫 날, 간호사는 이렇게 간단하게 소개를 했다고 합니다.
간호사: 안녕하세요, H.M.씨를 맡게 된 ~입니다. 지루하시죠? 카드게임 하실래요?
그런데 다음날...
간호사: 안녕하세요, H.M.씨? 지루하시죠? 카드게임 하실래요?
H.M.: 실례지만... 누구시죠? 초면인 것 같은데요...?
라는 대화가 매일매일... 끝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가 그렇게 난감한 상태로 있는 동안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 뒤 어느 날 그의 동생이 병문안을 왔죠.
H.M.: 오늘은 왜 아버지가 안오셔?
동생: ...아버지는 며칠전에 돌아가셨어ㅠㅠ
(이후 형제가 대성통곡)[각주:2]
그런데 몇달이 지나도... 몇년이 지나도... 대화내용이 변함이 없었죠.
H.M.: 오늘은 왜 아버지가 안오셔?
동생: ...아버지는 몇년전에 돌아가셨잖아ㅠㅠ
(이후 형제가 대성통곡)[각주:3]

정리해서 말하자면 해마가 제거된 'H.M.'의 상태는 매일 똑같은 농담에 웃고, 매일 똑같은 사실에 슬퍼하고, 매일 똑같은 일을 해도 질리지 않는 상태인 것이죠. 더 이상의 새로운 지식을 못 받아들이는, 그야말로 학습능력이 제로인 상태입니다.

이를 통해 해마가 사람의 기억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좀 더 연구해서 알아낸 사실은 해마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시켜주는 곳이라는 거죠. 'H.M.'은 그 곳을 제거했으니 기억이 매일매일 없어질 수 밖에요...

실제로 기억을 못하는 사람의 경우를 보니 어떤 것 같나요? 저는 '기억을 못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싹 사라지더군요. 역시 사람은 아픈 기억이 있기에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덧)단기기억으로 끝내고 싶은 짜증나는 일들이 많은 요즘이지만, 이러한 일들을 장기기억으로 전환시켜 놓고 잊지 않는 것... 중요하겠죠?
덧2)간질은 뇌질환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심리학이 궁금하신가요?]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1. 왜 이름이 이런식인지는 묻지 마세요;;; 저도 모릅니다;; [본문으로]
  2.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음?) [본문으로]
  3.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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